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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팔달구의 한 도서관에서 시민들이 독서를 하고 있다 1] [금요저널]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공공도서관을 운영하는 수원시(관내 25곳)가 내년도 자료구입비 예산안을 올해보다 줄여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랜 도서관 역사를 바탕으로 건립 확대를 앞장서 추진해 온 도시에서 장서 확보 예산이 해마다 삭감되는 상황인데, 집행부와 시의회 모두 세수 부족을 내세우며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6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수원시의회에 제출한 2026년 본예산안에서 도서관사업소의 자료구입 예산을 올해보다 삭감해 반영했다. 올해 관련 예산은 10억7천400만원인데, 내년도 예산안에는 9.6% 줄어든 9억7천만원을 편성했다. 예산안은 시의회 심사를 거쳐 조만간 확정될 예정이다. [수원시 팔달구의 한 도서관에서 시민들이 독서를 하고 있다. 2] 이번 삭감은 수년간 이어진 흐름의 연장선이다. 앞서 2023년 11억5천300만원, 2024년 11억5천만원, 2025년 10억7천400만원을 배정해왔다. 특히 지난 2019년 21억원이던 자료구입 예산이 2020년 14억원으로 33%가량 줄어든 이후 회복하지 못한 채 우하향하고 있다. 이에 한때 ‘인문도시’를 표방하며 도서 인프라 확대를 내세웠던 시기와 대비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지만 현재까지도 개선은 요원하다. 반면, 인근 특례시인 용인시는 수원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용인은 공공도서관 20곳을 운영 중이며 올해 자료구입비로 19억8천만원을 편성했다. 현재 예산 뒷받침 등 적극적인 투자 전략을 유지 중인데, 실제 올해 문화체육관광부 공공도서관 평가에서 지난해 대출권수 전국 1위(수지도서관)와 관내 10개 도서관의 100위권 진입, 자료구입비 도내 1위 등을 기록했다. 장서 확충은 도서관 경쟁력의 핵심이다. 도서 구입이 줄면 당장은 티가 나지 않지만 몇 년이 지나면 새로 들어오는 자료의 폭과 흐름에서 투자 수준이 다른 도시와 차이가 벌어진다. 상호대차가 있더라도 개별 도서관의 보유 목록이 늘지 않으면 공유를 통해 보완할 수 있는 범위도 더 이상 넓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계가 분명하다. 하지만 그간 수원시는 ‘세수 부족’을 이유로 들며 예산 축소 편성을 되풀이해 왔다. 더욱이 행정 집행부뿐 아니라 시의회의 예산 심사 과정에서도 개선 요구가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소관 상임위인 문화체육교육위원회 소속 한 시의원은 “되레 삭감을 요구하는 의원도 있으며 자료구입비를 늘리는 데 부정적 기류가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관련 수원시 도서관사업소 관계자는 “세수가 충분치 않아 불가피하게 올해보다 자료구입 예산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며 “수원은 상대적으로 도서관 간 거리가 가깝고 상호대차가 활성화돼 있다. 예산 범위 내에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살고싶은 마을의 정석, 정도훈] / 도서출판 밥북 / 정도훈 한국역량개발원 원장이 20년 넘게 농촌에서 활동하고 연구한 경험을 바탕으로 ‘살고 싶은 마을’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공유하는 책을 펴냈다. 저자는 농촌 마을 현장 곳곳을 누빈 현장 경험을 기반으로 풍부한 사례와 문답식 정리 등을 통해 누구나 살고 싶은 마을 공동체를 만드는 비법을 정리했다. 농촌 마을이 직면한 고령화, 소득 감소, 공동체 붕괴를 비판하는 대신, 그 안에서 길을 찾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마을 운영 원칙, 주민의 관계 회복, 마을사업 등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실천 방안들을 설명하며 현장 활동가뿐만 아니라 공무원, 마을 주민 등 공동체에 속해 있는 이라면 누구나 참고서처럼 활용할 수 있다. 책은 마을 성장 모델을 ‘생활공동체→학습공동체→경제공동체→나눔공동체’ 총 4가지로 제안하며 각 단계 형성의 과정과 실제 마을 사례와 대화, 전문가 해설이라는 형식을 통해 재미있게 풀어낸다. 책에 소개된 각 사례와 주민과의 대화 등은 누구나 내 마을에서 겪거나 겪을 법한 일로 저자는 다년간의 경험에서 쌓은 안목과 통찰로 그 해법을 제안한다. “주민이 구경꾼인 마을 사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거나 “배움이 있는 마을은 늙지 않는다” 등의 메시지는 우리가 구성해 나갈 공동체 의식에 대한 해답을 짚는다. 수많은 예산과 정책이 쏟아지지만, 위기는 요지부동인 현재 이 책에서 우리가 꿈꾸고 바라는 사회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동우회에서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시 낭송가들 단체사진 1] 2025년 10월 18일 토요일, 대구 달성 문인동우회 소속 "시앤 시" (회장 한동선) 회원들이 한마음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했다. 어르신들의 활짝 웃음꽃을 피우며 반갑게 맞아주시어 어르신들의 마음을 수용미학인 자세로 우리 봉사자들도 온화한 미소와 표정으로 헌신의 봉사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함께 했다. [시향을 피우다]라는 타이틀로 한창 공연 봉사를 하고 있는 모습들 2] 곱게 한복차림을 한 시앤 시 회원들이 "시 향을 피우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고운 목소리로 어버이의 고마움에 대한 시 낭송과 전진식 시인의 에어로폰, 연주 및 안영만 사회자의 하모니카 연주 등으로 옛 노래를 부르며 노인들에게 지난날의 기억을 회상시키며 함께 박수를 치고 노래를 부르며 기쁨의 어울림이 되어 노인들을 위한 즐겁고 흥겨운 위로잔치를 했다 [달성 생활 문화 동호회에서 -[시향을 피우다]라는 컨셉을 갖고 공연 봉사를 하고 있는 모습 3] 이러한 위로 자선 공연을 뜻있고 보람 있는 시간을 자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자선 위로 공연을 마쳤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트렌드 코리아 2026┃김난도 외 11인 지음. 미래의창 펴냄. 424쪽. 2만원] 한국을 대표하는 트렌드 전망서 ‘트렌드 코리아 2026’이 출간됐다. 내년의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는 AI로 인한 직·간접적인 변화와 AI 시대에 맞선 인간의 대응을 주제로 한다. AI가 내년 한국인들의 경향성을 이끌 강력한 동력이라고 본 것이다. 김난도를 비롯한 저자들이 AI와 파급 효과를 파고들어 찾은 여러 키워드는 AI의 효율성을 찬양하거나 부작용을 경계하는 이분법적인 논의가 아니다. 오히려 저자들은 인간 고유의 역량과 AI의 능력을 결합해 새로운 차원의 가치를 창출해야하는 때라고 말한다. 책 서문에도 이런 내용이 담겼다. “이제 AI를 빼고 트렌드를 논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인공지능이 쓰나미처럼 세상을 뒤덮고 있다…핵심은 인간을 대체하거나 도태시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보완하고 성장하게 하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늘 그렇듯, 답은 ‘인간’에게 있었다. 이는 책에서 내년 10대 키워드의 핵심을 ‘HORSE POWER’라는 말로 표현한 배경과도 맞닿아있다. HORSE POWER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켄타우로스를 상징한다. 켄타우로스는 상체는 인간이지만, 하체는 말인 존재다. AI 시대를 이끌 힘(POWER)은 빠르고 강력한 기계를 가진 자가 아니라, 켄타우로스처럼 달리는 존재 위에서 깊이 사유하고 현명한 질문을 던지는 인간이 될 것이라는 게 저자들의 판단인 것이다. 내년은 이세돌 9단과 AI 알파고가 대국을 펼친 지 10년째 되는 해다. 당시 AI를 상대로 1승을 거뒀던 이세돌의 제78수는 역사적인 승부수로 기록된다. 저자들은 서문에서 “2026년이 우리 모두에게 묻고 있다”며 “AX 대전환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AI에게 압도되지 않고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인간적인 한수는 무엇인가? 가장 나다운 자신만의 제78수를 당신은 가지고 있는가”라고 반문한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다수119안전센터 소방장 이태준] 방화문은 건물 내에서 화재의 확산을 막아주는 용도로 설치된다. 거주자가 피난할 수 있거나 구조대가 접근하는 시간을 확보해 주기도 한다. 건축물의 피난ㆍ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을 살펴보면 방화문은 화재의 확대ㆍ연소를 방지하기 위해 방화구획의 개구부에 설치하는 문이다. 언제나 닫힌 상태를 유지해야 하며 화재로 인한 연기 또는 불꽃을 감지해 자동적으로 닫히는 구조로 설계돼야 한다. 방화문과 관련된 위 규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방화문은 닫혀 있어야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주변을 보면 항상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열린 방화문에 말굽을 설치하거나 벽돌 등 물건을 받혀놓은 경우, 손잡이에 줄을 매어 열어놓은 광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미관이나 난방, 통기 등 여러 이유가 있다. 이같이 인위적으로 방화문을 열어두는 행위는 절대 해선 안 된다. 화재 시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재 시 연기는 시야를 방해해 대피에 혼란을 주고 유독가스 등 질식의 위험을 높이며 건물 상ㆍ하층으로 빠르게 확산돼 다수의 인명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그래서 열린 방화문은 ‘불법’이다. 방화문을 잘못 관리하면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제16조에 의거해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화재가 발생할 경우 사람은 그야말로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무적의 방패가 없다면, 그리고 그 방패가 총탄을 막아주지 못한다면 우리들의 영웅인 ‘캡틴’도 있을 수 없다. 때론 불편함이 우리의 판단력을 잠시 흐리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나의 가족과 이웃의 안전만큼 중요한 게 있겠는가. 나부터 안전에 대해 먼저 확인하는 마음과 행동을 이어간다면 우리 모두는 서로를 아끼고 있다는 뿌듯한 마음으로 충만해 질 것이다.
by 노상균 대구.경북 취재본부장[‘석양의 뒷모습’ (문학과사람 제공)] 등단한 지 50여년이 된 문학계 원로 4인의 합동시집 ‘석양의 뒷모습’이 출간됐다. 인생의 희로애락과 삶을 시로 관통한 원로 작가들의 자세를 통해 삶의 다양한 시선을 엿볼 수 있다. 시집엔 조병기, 허형만, 임병호, 정순영 시인의 시 각 20여편이 게재됐다. 이들의 시는 오래된 백반집 같다. 화려하지 않지만 삶에서 건져올린 담담한 삶의 단어가 행간행간 힘 있게 스며들어 자성과 해학이 담긴 시어로 춤을 춘다. “고놈 참 기특하게도 가을을 물고 와 빈방에 가득 풀어 놓는다/…부뚜막 어둔 자리 잡아 자장가를 불러준다…”. (귀뚜라미, 조병기作), “육체를 빠져나온 상처 난 영혼을 날마다 다리고 꿰매고 수선하는 세탁소 부부는 참 부지런한 시인입니다”. (세탁소 부부, 허형만作), “들녘 곡식들 영글어가는 소리 금빛 노래/… 세월 흐르는 소리를 듣는다 귀가 밝아진다”. (노년의 귀, 임병호作), “…내 얼굴에는/ 나를 내려다보는 별들이 반짝거리는/ 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습니다” (주름살, 정순영作) 조병기(85) 시인은 자연을 배경으로 정겨운 옛 정취가 묻어 나는 작품을 선보였다. 1972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해 동신대 국문과 교수를 역임하고 한국시학 대상(2021) 등을 수상한 그는 ‘가슴 속에 흐르는 강’ 등의 저서가 있다. 허형만(80) 시인은 세탁소, 지팡이, 택배 등 일상에서 마주하는 풍경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목포대 명예교수이기도 한 허 시인은 1973년 ‘월간문학’(시), 1978년 ‘아동문예’(동시)로 등단했으며 제7회 한국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1965년 ‘화홍시단’으로 등단한 수원 출신의 임병호(78) 시인·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장은 아내에 대한 극진한 사랑을 드러내는가 하면 노년의 깨달음으로 얻은 귀와 눈의 밝음을 이야기힌다. 정순영(76) 시인의 작품엔 종교적 깨달음을 바탕으로 한 사랑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녹아들었다. 1974년 ‘풀과 별’로 등단한 그는 ‘시는 꽃인가’ 등의 저서가 있으며 세종대 석좌교수, 부산시인협회장 등을 역임했다. 임애월 한국시학 편집주간은 시집에 관해 “따스하고 정감 있는 사람 냄새가 난다”며 “연필로 꼭꼭 눌러쓴 글씨 같은 순수하고 담백한 위로와 웃음을 함께 공유하게 된다”고 말했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조경 작가] 사계절 푸른 소나무의 영험함을 눈부신 초록의 향연으로 채색하여 집중하게 하고, 절개의 상징 소나무를 무겁지 않은 사랑스러운 작품으로 조경작가는 2025년 10월 15일(수) ~ 10월 21일(화)까지 "영혼의 울림" 타이틀로 서울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 4층 6관에서 개인전을 펼친다. 소나무 화가로 알려진 만큼 전국의 유서 깊은 소나무를 찾아 전설처럼 내려오는 이야기를 회화적으로 풀어내어 신비스러운 분위기에 압도된다. [포스터] 수령 약 500년으로 천연기념물 제424호로 지정된 "남원 지리산 천년송" 작품은 옛 부터 마을 의례의 중심으로 삼아온 역사적 품격을 자연스럽게 구현했다. 또한 마을의 평안과 풍년을 기원하며 마을 주민과 함께 한 이야기를 써내려가듯 그림으로 연결했다. [경북 의령 성황리 소나무1] 작품명 "조계사 백송(白松)"은 수령 약 500년으로 흰 나무껍질과 우아한 자태로 잘 알려진 역사적인 소나무로 조계사 경내에 우뚝 선 모습으로 방문객과 신도들의 사랑을 받으며, 독특한 외형과 문화적 가치를 지녀 서울의 명소로 알려지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흰 나무껍질과 푸른 솔잎의 대조적인 색상으로 우아함을 연출하며 살아 움직이듯이 제작했다. [남원 지리산 천년송2] "의령 성황리 소나무"는 약 300년 수령에 맞게 굵고 튼튼한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울창하리만큼 풍성한 솔잎 표현이 인상적이다. 전설에 따르면 이 소나무는 바로 옆에 있던 큰 소나무(암나무)와 부부처럼 가까이 자랐는데, 두 나무의 가지가 닿으면 큰 기쁨과 축복이 생긴다고 전해졌다. 단순한 소나무의 풍경이 아닌 전해 내려오는 설화들을 섬세하게 그려진 수많은 솔잎 하나하나에 담아 인상 깊다. [전북 장수 의암송3] "장수 의암송"은 두 갈래로 크게 뒤틀리며 뻗은 웅장한 모습을 마치 용의 형상으로 비유하듯 표현하여 감상하는 재미를 높였다. 조각을 붙이듯 나무껍질을 채색하고 반복의 연속으로 선을 그으며 무성한 솔잎을 만들어 자연적 형상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조경 작가 _영혼의 울림展_4] 소나무를 새로운 회화적 시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영혼의 울림展"을 기획한 조경갤러리 이상혁 대표는 "오래된 소나무의 역사만큼 전해지는 선조들의 삶과 애환을 미술 작가의 시선으로 재해석하여 과거와 현재를 잇는 매개체로 응집시켜 모두가 공감하는 전시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경 작가 _영혼의 울림展_5 작가는 현재 (사)한국미술협회 회원으로 2024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선, 2024 국제종합예술대전 대상, 2025 국제종합예술대전 창작예술대상 및 국제종합예술대전 시장상을 수상한 중견 작가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조계사 백송6]
by 수원본부장 손옥자[이창기 시·판화집 ‘나쁜 꿈 시사회’ 표지] “나는 먼 옛날의 태양에서 왔다. 땅거미가 지면 스스로 밝게 드러내는데 몸은 죽은 자의 피부처럼 차다. 춥고 어두운 행성들 사이를 오래 지나왔기 때문이 아니라 애초 뜨거웠던 기억이 없다.” (이창기 시 ‘머리에 등불을 얹은 사람’ 중에서) 1984년 ‘문예중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이창기 시인이 40여년 만에 신작 시와 판화를 갖고 인천으로 돌아왔다. 시인은 1959년 서울에서 나서 인천에서 자랐다. 인천은 시인에게 문학의 고향이다. 시인은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1978년 1월 인천 공보관에서 친구들을 모아 첫 시화전을 열었다. 그리곤 ‘입산수도’(入山修道)를 꿈꾸며 인천을 떠났다. 그동안 시인은 ‘꿈에도 별은 찬밥처럼’(1989), ‘이생이 담 안을 엿보다’(1997),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2005), ‘착한 애인은 없다네’(2014) 등 4권의 시집을 냈으며, 문학 평론가로서 자신의 문학론을 펼치기도 했다. 시인은 이번에 52편의 신작 시와 함께 직접 만든 목판화를 선보인다. 시·판화집 ‘나쁜 꿈 시사회’에는 시 한 편에 갑골문자를 연상하게 하는 목판화 한 작품씩을 함께 실었다. 책 자체가 하나의 시화전을 보는 듯하다. 이창기 시인은 실제로 시·판화전을 열기로 했다. 시인은 전시를 갖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지금은 껍데기만 남았지만, 한때 시화전은 독자와의 소통을 위한 문학적 행위의 일부였다. 물론 출판은 여전히 강력한 문학의 유통 수단이지만, 태생적으로 출판은 시장의 영향 아래 있고, 그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글쓰기의 자유를 누리면서 어떻게 자신만의 고유성을 지킬 수 있는가를 고민했다.” 시인이 시와 판화를 통해 보여주고자 한 ‘나쁜 꿈’은 무엇일까. 시인은 “대개 망각과 부재로 이뤄져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그 해몽은 길하다”며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과 얻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감기처럼 달고 사는 우리”를 애써 위로한다. 시·판화집의 작품들은 오는 14일부터 19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 전시장 2에서 책 제목과 같은 ‘나쁜 꿈 시사회’라는 제목의 전시로 만날 수 있다. 이달 21일부터 내달 22일까지는 경기 파주 문발리헌책방골목 블루박스에서, 12월9일부터 28일까지는 여주 세종도서관에서 연달아 전시를 연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주낙영 경주시장 기고문_불법현수막 없는 경주 만들자] 아침 출근길에 신호등 앞에 서 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불법현수막이 신호등을 가려 초록불이 잘 보이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아이 손을 잡은 부모도, 운전대를 잡은 시민도 불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천년고도 경주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품은 대한민국 대표 문화도시입니다. 그러나 도심 곳곳에 무분별하게 걸린 불법현수막은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때로는 안전까지 위협합니다. 신호등을 가린 현수막이 시민의 안전을 위협한다면, 도심 곳곳을 뒤덮은 불법현수막은 국제관광도시 경주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이달 말 경주에서는 미·중·일·러를 비롯한 21개국 정상과 대표단이 모이는 APEC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 시기, 깨끗하고 정돈된 거리를 가꾸는 일은 단순한 미관 개선을 넘어 경주의 품격과 신뢰를 지키는 기본이자 시민의 자존심을 보여주는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기간만큼은, 모든 시민이 한마음으로 ‘불법현수막 없는 경주’를 만들어 가길 제안드립니다. 경주시는 그간 불법현수막 근절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경주시는 지정게시대와 가로등 현수기, 벽보게시판 등을 활용해 합법적이고 체계적인 홍보 수단을 마련했으며, 교육환경보호구역과 어린이보호구역을 중심으로 불법 광고물 집중 정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한 단속 전담반을 운영하는 동시에 시민과 함께하는 ‘불법 광고물 수거보상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2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해 1억 2,000만 원이 넘는 보상금이 지급되는 등, 자발적인 참여와 협조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곧 수많은 불법 광고물이 시민의 손으로 정리됐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 밖에도 지난 2월에는 경주시 공무원, 옥외광고협회, 자원봉사자 등 관계자들이 모여 불법현수막을 철거하고 올바른 광고문화를 계도하는 캠페인을 전개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법현수막은 숨바꼭질하듯 다시 나타납니다. 단속을 피해 옮겨 다니고, 철거해도 며칠이면 다시 걸립니다. 그렇기에 이번만큼은 시민·상인·단체가 모두 나서서 “불법현수막은 경주의 품격을 해친다”는 공감대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모범을 보여야 할 주체는 정당과 공공기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현행 제도상 ‘정치 활동’이나 ‘정책 홍보’ 등의 명목으로 단속 예외가 적용되다 보니, 도심 곳곳이 현수막으로 뒤덮이고 있습니다. 특히 일부는 정치적 갈등을 부추기거나 자극적인 표현으로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시민들께서는 “정당이나 관공서 현수막이 오히려 가장 눈에 거슬린다”는 말씀을 자주 하십니다. 현수막을 가장 많이 다는 주체가 정당과 공공기관인 만큼, 이들부터 앞장서 자제해야 합니다. 경주시 또한 앞으로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현수막 게시를 최소화하고, 다른 홍보수단을 적극 활용해 솔선수범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 여러분의 작은 실천입니다. 이번 APEC 정상회의 기간만이라도 불법현수막을 걸지 않고, 지정게시대를 활용해 주시고, 위반 사례를 보면 신고해 주십시오. 작은 손길 하나가 모여 천년고도의 품격을 지키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APEC 정상회의는 세계에 경주를 알릴 절호의 기회입니다. 깨끗한 거리, 질서 있는 광고문화야말로 세계인에게 보여줄 진짜 경주의 얼굴입니다. 불법현수막 없는 경주, 우리 모두의 힘으로 경주의 자존심을 지켜나갑시다.
by 노상균 대구.경북 취재본부장[도리스 위시먼의 영화들┃알리시아 코즈마 외 10명 지음. 김효정 옮김. 교유서가 펴냄. 416쪽. 2만8천원] 도리스 위시먼(Doris Wishman·1912~2002)은 세계 최초의 여성 성인영화 감독이다. 그는 포르노 영화가 성행하기 이전 ‘누디 큐티스’(Nudie cuties)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던 나체 영화들로 시작해 섹스플로테이션의 중추라 할 수 있는 하드코어 영화들, 그리고 퀴어 다큐멘터리와 에로틱 호러까지 다양한 성인 영화들을 연출·제작했다. 동시에 위시먼은 영화 역사상 가장 많은 편수의 영화를 만든 여성 감독이기도 했다. 위시먼은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총 31편의 영화를 제작했다. 그는 활동기 이후로 하버드 대학교, 뉴욕 현대미술관(MoMA)을 포함한 학계와 세계적 예술 관련 기관에서 재평가받고 있는 유일무이한 섹스플로테이션 감독이다. 위시먼은 왜 주목받을까. 조앤 호킨스는 ‘도리스 위시먼의 영화들’ 서문에서 “이 책은 착취와 언더그라운드 분야의 주목할 만한 공백을 메울 뿐만 아니라 착취와 주류 영화와의 관계에 대한 더 큰 질문을 던진다”며 “동시에 독립 제작에 뛰어든 여성들에게 열려 있는 길(지위 고하를 막론하고)과 미국 독립영화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종종 간과되는 여성들의 역할에 대해 탐구한다”고 설명했다. 이 책은 위시먼의 경향 중 하나로 그의 ‘섹스 영화’에는 섹스가 없다는 점을 조명한다. 위시먼은 영화사에서 가장 남성중심적인 섹스플로테이션 산업에서 가장 여성주의적인 성인 영화를 만들었던 감독으로 정의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로 참여한 학자들은 위시먼의 영화들이 어떠한 방식과 기술적 속임수로 여성 착취의 전통을 전복했는지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를 시도하고 있다. 이 책은 위시먼을 중심으로 역동적인 페미니즘 영화 이론의 성과를 모았다. 원서의 저자로도 참여한 영화평론가 김효정(Molly Kim) 박사가 책을 번역했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화학으로 읽는 플라스틱 연대기┃배진영, 라병호 글. 자유아카데미 펴냄. 228쪽. 2만원] 일상 깊숙이 침투한 플라스틱의 역사를 들여다본 ‘화학으로 읽는 플라스틱 연대기’가 출간됐다. 정보라는 무형의 자산을 가공 활용하는 4차 산업의 시대에도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산업과 같은 제조업의 중요성은 굳건하다. 그러나 플라스틱 재료의 필요성에 대해 일반인들이 알기는 쉽지 않았다. 저자는 책을 통해 간단한 화학 역사부터 석유화학기술의 발전, 플라스틱이 현대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탐구한 내용을 전한다. 특히 자연 보호를 위해 시작됐던 플라스틱이 환경호르몬 등의 문제를 낳은 아이러니를 비롯해 플라스틱 기록의 역사를 총망라하고 있다. 저자는 프롤로그를 통해 “우리가 누리는 현대의 모든 제품이 플라스틱의 발전 덕분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고 아직까지 플라스틱을 대체할 소재를 찾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며 “책 말미에는 위드 플라스틱 시대에 이르러 많은 화두가 되고 있는 환경호르몬, 폐플라스틱, 탄소 중립 등에 관한 고찰을 가볍게 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석양의 뒷모습’ (문학과사람 제공)] 등단한 지 50여년이 된 문학계 원로 4인의 합동시집 ‘석양의 뒷모습’이 출간됐다. 인생의 희로애락과 삶을 시로 관통한 원로 작가들의 자세를 통해 삶의 다양한 시선을 엿볼 수 있다. 시집엔 조병기, 허형만, 임병호, 정순영 시인의 시 각 20여편이 게재됐다. 이들의 시는 오래된 백반집 같다. 화려하지 않지만 삶에서 건져올린 담담한 삶의 단어가 행간행간 힘 있게 스며들어 자성과 해학이 담긴 시어로 춤을 춘다. “고놈 참 기특하게도 가을을 물고 와 빈방에 가득 풀어 놓는다/…부뚜막 어둔 자리 잡아 자장가를 불러준다…”. (귀뚜라미, 조병기作), “육체를 빠져나온 상처 난 영혼을 날마다 다리고 꿰매고 수선하는 세탁소 부부는 참 부지런한 시인입니다”. (세탁소 부부, 허형만作), “들녘 곡식들 영글어가는 소리 금빛 노래/… 세월 흐르는 소리를 듣는다 귀가 밝아진다”. (노년의 귀, 임병호作), “…내 얼굴에는/ 나를 내려다보는 별들이 반짝거리는/ 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습니다” (주름살, 정순영作) 조병기(85) 시인은 자연을 배경으로 정겨운 옛 정취가 묻어 나는 작품을 선보였다. 1972년 ‘시조문학’으로 등단해 동신대 국문과 교수를 역임하고 한국시학 대상(2021) 등을 수상한 그는 ‘가슴 속에 흐르는 강’ 등의 저서가 있다. 허형만(80) 시인은 세탁소, 지팡이, 택배 등 일상에서 마주하는 풍경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목포대 명예교수이기도 한 허 시인은 1973년 ‘월간문학’(시), 1978년 ‘아동문예’(동시)로 등단했으며 제7회 한국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1965년 ‘화홍시단’으로 등단한 수원 출신의 임병호(78) 시인·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장은 아내에 대한 극진한 사랑을 드러내는가 하면 노년의 깨달음으로 얻은 귀와 눈의 밝음을 이야기힌다. 정순영(76) 시인의 작품엔 종교적 깨달음을 바탕으로 한 사랑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녹아들었다. 1974년 ‘풀과 별’로 등단한 그는 ‘시는 꽃인가’ 등의 저서가 있으며 세종대 석좌교수, 부산시인협회장 등을 역임했다. 임애월 한국시학 편집주간은 시집에 관해 “따스하고 정감 있는 사람 냄새가 난다”며 “연필로 꼭꼭 눌러쓴 글씨 같은 순수하고 담백한 위로와 웃음을 함께 공유하게 된다”고 말했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