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는 어떻게 혁신이 되는가] (드레북스 刊) 저자는 소외되고 버려진 것에 새롭게 가치를 부여하고 창조하는 능력, 거기에 인공지능(AI) 등 기술을 덧대면 ‘혁신’이 된다고 강조한다. 당연한 것을 의심하고 통념을 뒤집는 ‘창의가’ 혁신을 만든다는 것이다. 기계와 로봇이 늘면서 제조공장과 물류창고에서 사람이 사라지고, 전산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사무실에서도 사람이 사라졌으며, AI 등장으로 고소득 전문직조차 자리를 내주고 있다. 저자는 이제 ‘그럭저럭 살던 시대는 끝났다’고 분석한다. 저자는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이 ‘창의’와 ‘혁신’이라고 진단한다. 기계와 AI가 학습할 수 없는 데이터에서 창의를 찾고, AI가 추론으로는 얻을 수 없는 혁신을 만들어 실행하는 것. 책에는 그 방법이 담겨있다.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됐다. 1장 나를 위한 경쟁력, 2장 새로움으로 통하게 하라, 3장 모두를 위한 시작이다. 저자는 철학자 질 들뢰즈의 리좀 모델을 인용해 줄기가 땅속으로 들어가 사방팔방 뻗어가는 뿌리처럼 장애물을 만나면 뚫거나 우회하고 결합해 성장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또 재료의 개성을 지키면서도 하나로 똘똘 뭉치는 비빔밥을 예로 들어 좋은 인재들을 융복합해 시너지를 내는 인간 촉매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책은 각 장마다 구체적인 사례와 실행 방안을 제시해 실용성을 높였다. 이석채 전 정보통신부 장관은 추천사에서 “창의와 혁신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며 “이 책이 일상에서 단서를 찾아 상상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든다”고 평했다. 문규학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아시아·유럽 총괄은 “역사와 기술, 철학을 넘나들며 날카롭고 재기 넘치는 통찰을 풀어낸다”고 말했다. 또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인공지능 시대에 생존하려면 창의와 혁신이 일상이 되고 습관이 돼야 한다”며 “이 책은 불리한 상황과 조건을 버리지 않고 자신에게 유리한 강점으로 바꿔 혁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양명학의 전개와 특수성을 사상사적 시각으로 조명한 학술교양서 ‘양명학’이 출간됐다. 이 책은 한국 사상가의 궤적과 철학적 개념을 탐구해 인간 안에 잠재한 사유와 문화의 근원을 이해하기 위해 기획한 ‘사유의 한국사’ 교양총서 여섯 번째 책이다. [양명학┃한정길 지음. 한국학중앙연구원 펴냄. 600쪽. 3만5천원] 15~16세기에 형성된 양명학은 동아시아인들의 의식과 삶에 큰 영향을 끼친 철학이다. 한국, 중국, 일본 삼국에서 양명학은 각국의 정치 문화와 학술 상황의 특수성으로 인해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인다. 중국에서는 명대 사상의 주류로, 일본에서는 국민도덕학으로 기능했다. 반면 한국에서는 주자학자들의 비판 속에서 수용되고 특화된 경향을 보인다. 이는 한국 양명학의 특수성을 규명하기 위해 비교 연구가 필요하며 동아시아 내에서 한국 양명학 의의를 탐구해야 하는 이유다. 책은 총 11장으로 구성됐다. 한국 양명학 연구의 기존 철학사적 관점과 윤남한(1922~1979, 역사학자)이 제시한 사상사적 관점을 비교하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나아가 양명학의 본질적 특성을 규명하고 범위를 확장하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사상사적 관점의 연구 비중을 높여 한국 양명학의 전개 과정을 폭넓게 살펴본다. 저자인 한정길은 성균관대학교 한국철학문화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 중인 양명학 연구자다. 조선시대 경학과 동아시아 양명학을 중심으로 사상사의 흐름을 연구한 그는 조선 지식인들이 양명학을 수용하고 변용해나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조명해왔다. 발간까지 약 4년이 걸린 이 책은 단편적인 연구가 아닌 깊이 있는 통찰을 얻기 위해 한 명의 연구자가 일관되고 균형잡힌 시간으로 오래도록 탐구하고 쓴 책이다
[새로나온책] [매일 쓸 것, 뭐라도 쓸 것] 날마다 그날그날 겪은 일이나 생각, 느낌 따위를 적는 ‘개인’의 기록을 뜻하는 일기(日記). 자신만의 일상과 생각이 담겼지만, 어떤 이에게는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겪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는 창구가 되기도 한다. 책 ‘매일 쓸 것, 뭐라도 쓸 것’은 도서평론가 금정연의 첫 일기집으로, 2021년 겨울부터 2023년 가을까지 약 2년간의 일기를 모아 계절별로 실었다. 가장 큰 특징은 자신의 일기에 최승자, 프란츠 카프카, 버지니아 울프, 아니 에르노, 김환기, 김지승 등 과거 다른 작가들의 일기를 포개어 평행 세계처럼 나란히 펼쳐 놓는다는 점이다. 매일같이 글을 마감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동료들과 만나 마음을 나누는 저자의 일상과 책, 영화, 육아, 강연, 노화 등 주요 관심사가 시대를 풍미한 전 세계 작가들의 일상과 만나 공존한다. 그렇기에 책은 저자 자신의 일기인 동시에 타인의 일기에 대한 일기이다.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고, 그 과정을 적고, 남의 일기에서 자신과 비슷하거나 다른 삶을 읽으며, 또 그것을 적었을 뿐이다. 또한, 책은 우리는 왜 일기를 쓰고, 남의 일기를 읽는지 자문하며 일기의 본질을 탐구하기도 한다. 바쁘고 바쁜 현대에서 이 부족한 시간에 왜 굳이 매일 일기를, 일기라도 쓰는가라는 질문은, 지루하리만치 반복되는 우리의 하루를 왜 굳이 또 살아가는가라는 물음과도 맞닿는다. 그리고 저자는 이렇게 답한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배우고 욕망하고 느끼고 행동하며 살아가야 한다. 그것이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물론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고."(274쪽 중에서)
by 수원본부장 손옥자[■ 아일랜드 쌍둥이┃홍숙영 지음. 클레이하우스 펴냄. 256쪽. 1만6700원] '아일랜드 쌍둥이'. 같은 해 다른 날에 태어난 형제를 부르는 말이다. 피임을 하지 않는 아일랜드계 가톨릭 이민자 가정을 조롱한 데서 출발한 용어로, 신간 '아일랜드 쌍둥이'에는 1월과 12월에 태어난 두 형제 재이와 존(종현)이 있다. 재이와 존은 한국 이민자 아버지와 미국 선주민의 혈통을 이어받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존은 형 재이가 병을 앓다가 죽은 후 마치 형을 대신하는 삶을 살아간다. 미군으로 일본에 파견돼 쓰나미 현장에서 방사능에 피폭된 후 장애가 언제 드러날지 모른다는 불안함에 무의미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이 밖에도 다양한 정체성과 사연을 지닌 주인공들이 미국 남부 가상의 주에 모여 살고 있다. 수희는 한국 여성으로 군인이었던 동생을 잃고 미국으로 도망치듯 떠나왔고, 존의 초등학교 동창 에바는 태어나자마자 여섯 번째 손가락 두 개를 잃었다. 이들이 모인 곳은 미술치료 워크숍. 묻어둔 상처를 끄집어내 흉터를 바라보고 치유할 용기를 내기 위해서다. 이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7년의 시간이 걸렸다. 기자와 PD, 시인이자 소설가로 활동하며 이야기가 지닌 치유의 힘을 믿어온 홍숙영 작가가 오랜 시간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다. 저자는 개인적인 아픔을 겪고 미국으로 간뒤, 대학생과 함께 생활하며 젊은이들의 슬픔과 고민을 마주했다. 상처받은 이들이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손잡아주며 내일로 나아가는 이야기는 그렇게 탄생하게 됐다. 책에서 다루는 동일본대지진의 후유증, 방사선 피폭의 두려움, 불확실한 미래와 정체성을 둘러싼 갈등 등은 국적과 인종을 초월한다. 저자는 이러한 인물들의 크고 작은 굴곡을 섬세하게 다루면서도 그들의 감정과 사고를 날카롭고 힘 있게 담아낸다. '그럼에도 한번 살아보자', '내일로 나아가도 된다'라고 위로하면서 말이다. 개인적 아픔과 사회적 슬픔이 녹아든 책을 통해 저자는 상처가 상처와 스치고, 사랑이 사랑과 스쳐 이 세상이 조금은 따스해지기를 소망했다. 누구나 살아가다 보면 저마다의 아픔과 슬픔, 상처를 갖게 된다. 이를 그저 깊숙하게 묻어둔 채 외면하려 하지 않고, 충분히 들여다보며 치유해 나간다면 새살은 돋아난다. "맨 밑바닥이라는 사실이 어쩌면 위안이 될 수도 있다. 누군가가 디디고 일어설 수 있는 단단한 버팀대가 될 수 있으므로."
by 수원본부장 손옥자[■ 카카듀┃박서련 지음. 안온북스 펴냄. 360쪽. 1만6800원] 소설가 박서련이 '체공녀 강주룡'(한겨레출판·2018)에 이어 두 번째로 쓴 역사소설이다. 1928년 경성 관훈동에 조선인이 차린 첫 서양식 카페 '카카듀'의 주인 이경손(1905∼1978)과 현앨리스(현미옥·1903~1956?)의 이야기를 다뤘다. 소설 속 화자 이경손은 의관 집안 출신이지만 신학, 예술 등을 공부하고 영화감독과 배우로 활동하며 '보헤미안'을 꿈꾼 식민지 조선의 청년이다. 사촌누나의 딸이지만,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오촌 조카 앨리스가 찾아와 당시 '끽다점'이라 불린 카페 창업과 동업을 제안한다. 이경손이 성인이 돼 다시 마주쳤을 때 "신파, 신파다. 새 시대의 얼굴이다"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던 신여성이 바로 앨리스였다. 3·1운동이 일어난 지 채 10년이 지나지 않은 엄혹한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 예술인들이 끽다점이자 문화예술 공간인 카카듀로 모인다. 그중엔 보헤미안도 있고, 코뮤니스트(사회주의자)도 있다. 나운규, 김명순, 이음전(이애리수) 등 당대의 예술인은 물론 심훈, 박헌영 등 역사적 인물이 소설 속을 거닌다. 경성과 부산을 오가는 영화계 풍경도 흥미롭게 쓰였다. 박서련은 카카듀를 운영하던 시절 이경손과 앨리스의 흐릿한 행적에서 그 시대 젊은 예술가들의 고민을 읽어 냈다. 카카듀에서 열린 성탄 파티에 참석한 예술가들이 왁자지껄하게 '아리랑'을 부르다 바깥에서 일본 경찰이 들으면 어쩌나 걱정하다가도, 술과 흥에 취해 다시 목소리를 높이는 '식민지와 청춘'을 무겁지 않게, 때론 유머러스하게 풀었다. "옛말에 초상난 절에 중은 많다고 하였던가. 그 말을 처음 한 사람은 후일 이 망국의 수도에 이렇게도 많은 예술가가 날 줄 미리 내다보았을까. (중략) 때로 내게는 경성 전체가, 나아가 조선 전체가 거짓의 전당처럼 느껴졌다." (102쪽) 이처럼 방황하는 이경손에게 변화를 가져다 주는 이는 비밀을 감춘 앨리스다. 현앨리스는 특히 인천 독자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인물이다. 그의 아버지 현순(1879~1968)은 인천 내리교회와의 인연으로 하와이 이민 초창기인 1903년 통역관을 맡아 제물포에서 하와이로 이민단을 인솔했다. 이후 하와이 한인교회 담임목사, 상하이 임시정부 내무차장 등을 지낸 독립운동가다. 하와이에서 태어난 첫 조선인 2세가 현앨리스다. 카카듀가 실은 독립운동 거점을 꿈꿨다는 작가의 상상력은 여기서 비롯됐다. '거짓의 전당'이라는 의미를 품은 카카듀라는 끽다점 이름이 소설 후반부로 갈수록 의미심장해진다. 소설에선 다루지 않지만 앨리스는 해방 이후 미군정 군속으로 일했고, 한국전쟁 이후 북한에서 행적이 확인된다. 소설 '카카듀'는 현앨리스의 행적 중 가장 흐릿한 1928~1929년을 포착했다. 박서련은 '작가의 말'에서 "허구적 재현이 역사가 미처 포착하지 못한 진실에 스칠 때가 있다고 믿는다"며 "역사-소설이라는, 허구인 동시에 진실의 가능성을 내표하는 양가적 상태는 이러한 믿음 위에서 비로소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했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 쉬워요 맞춤법!┃진정 지음. 미래북스 펴냄. 356쪽. 1만8천원] 현대인들은 아침에 눈을 떠 잠자리에 들 때까지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수많은 글과 문자를 확인하고 또 보낸다. 회사에서 일을 할때도 결재, 기획서, 제안서 모두 온라인이나 서류 등을 통해 글로 처리한다. 취업 준비생이라면 이력서나 자기소개서에 올바른 맞춤법이나 문장 쓰기는 더욱 중요하다. 그야말로 ‘말보다 글’로 소통하는 시대다. 그만큼 한글 맞춤법, 표준어 규정 등 어문규범에 맞는 바른 표기가 중요해졌고 틀린 표기에 예민하다. 하지만 걸맞은·걸맞는, 결재·결제, 돈친·돋힌 등 헷갈리는 단어나 표현이 한두개가 아니고 어렵기만 하다. ‘쉬워요 맞춤법!’은 이같이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꼭 알아야 할 맞춤법, 표준어 등을 알기 쉽게 정리했다. 이화여대 국어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2011년부터 국립국어원 국어문화학교와 국립국어원 원내 교육과정에서 다양한 국어와 글쓰기 강좌를 맡아 오고 있는 ‘국어 전문가’가 집필한 책에는 국어 교양필수 270개의 ‘맞는 말 틀린 말’을 예와 함께 제시해 용법을 익히도록 했다. 맞춤법, 표기법 등을 우리가 어떤 형태로 잘못 표기하고 있는지, 왜 그렇게 잘못 표기하기 쉬운지 일러 준다. 또한 잘못된 표기는 어디가 어떻게 틀렸는지 이야기해 주고, 바른 표기를 쉽게 기억할 수 있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알려 준다. 가나다순의 사전 형식으로 필요할 때마다 찾아보기 쉽고, 본문 중간중간 자가 진단을 해 보는 ‘확인 문제’도 들어 있어 더욱 유용하다. 맞춤법 스트레스를 더는 길라잡이 되어줄 책이다.
by 이승섭 연합취재본부[시원한 맥주에 오싹한 날씨가 점점 더워질 때 생각나는 책 1권] '맥주는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부패한 가톨릭교회에 맞서 개혁의 기치를 올린 마르틴 루터. 종교개혁의 도화선에 불을 댕긴 루터는 '95개 논제' 건으로 제국회의에 소환됐는데, 배짱이 두둑하고 담력이 센 그도 이때만큼은 긴장과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때 신교도인 루터의 비서가 진한 아인베크 맥주가 가득 든 1리터들이 도기의 맥주잔을 들고 나타났다. 벌컥벌컥 맥주를 모두 들이켠 루터는 술 기운을 빌려 격정적인 연설과 뚝심 있는 행동을 이어나갔다. 이는 유럽 종교사와 세계사의 물줄기를 크게 바꿨다고 할 수 있다. '세계사를 바꾼 맥주 이야기'의 저자 무라카미 미쓰루는 산토리에 입사한 후 독일과 덴마크에서 맥주제조과정을 배워 귀국 후 맥주제조에 전념했고, 회사의 간부로 승진해 맥주 생산과 연구를 담당했다. 오랜시간 맥주 제조를 가르치고 여러 매체에 맥주 문화를 알리는 활동을 활발히 펼쳐온 그는 이번 책에서 달콤 쌉싸름한 맛과 시원한 거품으로 사람을 매혹하는 맥주의 역사와 종교·문화·전쟁·세계사의 물줄기를 바꿔놓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르틴 루터를 도와 종교개혁을 성공으로 이끈 맥주 이야기 외에도 책은 아돌프 히틀러와 나치스의 정치 도구로 전락해 세계사를 뒤흔든 맥주 이야기, '신도 포기한 땅'인 남부 메소포타미아가 문명 발상지이자 맥주의 발상지가 된 원인, 맥주 양조에 유독 열을 올린 파울라너 수도원 수도사들, 영국 에일의 위상을 추락시킨 파스퇴르의 미생물 연구, 맥주잔이 도기에서 유리로 바뀌며 '색'이 중요한 경쟁력이 된 이야기까지 맥주를 둘러싼 흥미진진한 내용들로 가득 차있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장안문 달빛에 막혀 집에 가지 못했다] 고교 재학 중 첫 시집 ‘당신이 외치는 문’을 발간하고, 1978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한 후 화성연구회, 수원지역문화연구회 등에서 활동하며 지역 문화 발전에 힘써 온 김우영 시인이 20여 년 만에 새 시집을 출간했다. 김 시인은 ‘한평생 나를 먹여주고 재워줬던 수원에 대한 고마움’을 기억하며 수원과 관련된 시들만 추려 50여 편을 실었다. 1부 ‘화성에서’, 2부 ‘광교산에서’, 3부 ‘수원에서’로 구성된 책은 장안문, 서장대, 공심돈, 서북각루 등 수원화성을 비롯해 수원천, 광교, 우만, 종로 등 수원 곳곳을 두루 살핀다. 큰길 나와 바라본 팔달산 서장대 위로/ 오호 달 떠올랐구나// 달빛/ 성벽 타고 장안문까지 감싸 안으며/ 깊고 푸른 해자 만들었다(‘장안문에서 달빛에 막혀’ 중에서) 특히, 이번 시집의 표제시 ‘장안문에서 달빛에 막혀’에서는 사람을 좋아하고 술을 즐기는 김 시인의 모습이 묻어난다. 그에게 수원은 단순한 풍경이 아닌, 추억이 담긴 기억으로 자리하고 있기에 자연스럽게 시 속에 자신이 드러난다. 책을 읽다보면 우리가 한번쯤은 보고, 듣고, 마주했던 수원의 모습에 젖어들게 된다. 김광기 시인은 해설을 통해 "한마디로 그는 시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 시처럼 사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시에는 형식이 없고 시를 쓰는 것에 어떤 맺힘도 없는 듯하다.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고여 있는 것이 그의 시 특징"이라고 전했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 생각하는 리더 행동하는 리더┃김희봉 지음. 파지트 펴냄. 216쪽. 1만7천원] 교육공학박사로 활동하면서 리더십과 팔로워십 관련 지속적인 학술연구와 발표를 하고 있는 김희봉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가 새 책 ‘생각하는 리더 행동하는 리더’를 발간했다. 책은 저자가 20년 넘게 리더십과 HRD 분야에서 컨설팅, 교육과정개발, 강의 및 코칭 등을 수행하면서 HRD 전문가로서 전하는 국내 최고의 리더십 40가지 노하우를 담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세상이 바뀌는 시대. 그 어느 때보다 리더의 역량이 중요한 시대가 지금이다. 지금 리더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어떠한 위기 상황에서도 뚝심 있게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다. ‘생각하는 리더 행동하는 리더’는 리더로서의 직책 혹은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 한 번쯤은 반드시 살펴볼 만한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리더의 역량, 특히 팔로워로서의 역할을 어떻게 하면 잘 수행해 내고 또 그러한 노력이 조직을 어떻게 발전시키는지를 소개한다. 개선, 도전, 소통, 자기관리, 혁신 행동, 동기 유발 등 리더라면 놓쳐서는 안 될 키워드들을 다양한 사례와 깊은 연구를 통해 하나씩 풀어 나간다. 저자는 오늘날 리더들이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리더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는 것은 물론, 개인적 성취와 조직의 성장 두 가지를 한꺼번에 거머쥐며 유의미한 성장을 이뤄내는 데 있어 명쾌한 이정표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이일화·마숙룡 펴냄…증여 개념 포괄적으로 규정한 23가지 과세유형 담아] 신간 ‘완전포괄주의 증여(2024개정세법적용)’는 자산가뿐만 아니라 기업인들이 완전포괄주의 증여세 제도를 이해하고 의사결정 할 수 있도록 이를 상세히 다루고 있다. 완전포괄주의 증여세 제도는 상증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증여예시 17개와 증여추정 2개, 증여의제 4개를 포함한 23개 증여세 과세유형을 모두 합해 일컫는 것으로, 정부는 변칙적인 사전상속이나 증여행위를 막기 위해 2004년부터 모든 이익에 대해 증여세 과세가 가능하도록 하는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과세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저자는 “완전포괄주의 증여세 제도가 도입되고 세법 조문이 늘면서, 대자산가들뿐만 아니라 법인사업자를 운영하는 기업인들에게도 증여세가 매우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됐다”며 완전포괄주의 증여제도를 간략하게라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법인과 법인의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시 증여세가 과세 되는 경우, 그 세금 부담액이 고액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부동산과 같은 자산의 급격한 가치 상승으로 인해 조세 부담이 커지고 경제활동에서 세금 문제가 매우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 이 책은 실무자에게는 상속·증여세법 기초 실무 이론을, 자산가에게는 증여세 절세를 위한 중요한 법리를 보다 쉽게 전달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신간폭발하는 여백의 시, 정수자 시조 시인 ‘인칭이 점점 두려워질 무렵] “불혹보단 매혹되고 싶은 등단 40주년입니다. 시적 대상들에 매혹돼 더 헤매면서 시를 계속 쓰고 싶습니다.” 한국 현대시조의 현주소이자 미래로 평가받는 정수자 시인이 ‘인칭이 점점 두려워질 무렵’(가히 刊)을 펴냈다. 새롭게 출범하는 시인선의 방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첫 번째 시집이자 정수자 시인이 등단 40주년을 맞아 펴낸 시집이다. “어떤 ‘삑사리’도 허락하지 않는 그녀의 정확한 투구는 비례의 왕국에 도달한 자만이 가질 수 있는 고전적 기술”이라는 오민석 문학평론가(단국대 명예교수)의 평처럼 그는 품격있게 절정으로 치닫는 순간, 폭발하며 동시에 여백을 만든 시들을 선보였다. 5부로 나뉜 시집은 73편의 시가 담겼다. 그의 시는 낯설면서 어딘가 어렴풋하다. 시인의 자세 중 하나가 우리말을 지켜야 한다는 신념에서 일까. 어디선가 본듯하나 생소한 말들, 때론 듣도 보도 못한, 그러나 아름다운 우리말들이 시를 구성한다. 그 아름다운 말들은 정수자 시인만의 시선과 음율로 그의 시 안에서 경쾌하게 빚어진다. 오는 5월 24일 서울 문학가의 집에선 ‘인칭이 점점 두려워질 무렵’ 발간 기념 문학콘서트도 열린다. 오민석 문학평론가는 “정수자 시인이 현대 시조 창작의 중요한 모델이 된다. 첫 번째는 그가 시조의 형식으로 도달한 상상력과 표현의 고매한 수준, 둘째는 시조의 정체성에 대한 그의 강한 확신, 셋째는 시조의 집단 무의식적 가락에 울려 퍼지는 순우리말의 아름다운 구사능력”이라며 “이 시집엔 정수자 시인의 이런 성과가 집약돼 있다. 문헌학자처럼 느리고 느긋하게 이 시집에 접근하라”고 전했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유령처럼 다가오는 소비주의의 모순] 자본주의 사회에서 최상위 포식자는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자다. 돈이 돈을 부르듯, 최상위 포식자의 가감 없는 소비는 경제를 굴러가게 한다. 그렇게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난 부유한 누군가는 사람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단편 소설 '하이라이프'에 등장하는 화자 '그'의 삶을 들여다보면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약에 취한 채 도시를 정처 없이 떠도는 최상위 포식자는 부러움의 대상이 아닌, 왠지 모르게 유령처럼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는 코카인을 끊임없이 흡입하면서 호텔, 수영장, 미술관을 배회한다. 그리고선 이렇게 읊조린다. "소비자본주의 시대의 진정한 일꾼은 나와 같은 소비자이지, 노동자가 아니라!" 소설은 소비주의의 아이러니를 은근하게 보여준다. 환각에 취한 마약중독자가 주변을 떠돌지만, 그는 시시각각 성실하게 소비하면서 무수한 노동자의 밥줄을 연명케 한다. 많은 돈을 지불하기에 주인공이 자신을 "진정한 일꾼"이라고 칭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신간 김사과의 단편집 '하이라이프'에는 앞선 동명의 표제작을 포함해 물질적 풍요 속에서도 공허한 현대인들을 묘사한 9편의 단편이 수록됐다. 동시대를 읽어내는 김사과 작가 특유의 신선한 시선이 이번 단편집에서도 가감 없이 드러난다. 중산층의 속물적 욕망에 거울을 비추는가 하면('두 정원 이야기'), 인스타그램 시대 젊은 세대의 초상('♡100479♡') 등을 보여준다. 도시를 배경으로 삼은 아홉 편의 소설은 소비주의가 만연한 시대에서 '무엇이 좋은 삶인지'를 묻는 듯하다
by 수원본부장 손옥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