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지식인 사회에 유입된 서학을 다층적으로 조명한 교양서 ‘서학’이 출간됐다.
서학은 말 그대로, 서쪽에서 온 학문을 뜻한다. 16세기 말 기독교 전교를 위해 중국에 들어온 예수회 선교사를 기점으로 동아시아에 유입된 서양의 학문과 문물, 기술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이제껏 독자들이 만난 책은 서학을 선교사들이 가져온 신문물 정도로 여겼다면, 이 책은 서학의 주체와 언어, 분야, 시기 등 입체적인 면모를 이해하기 쉽게 서술하고 있다.
또한 서학의 주체를 전달자인 서양 선교사에 한정하지 않는다. 서학을 들여온 선교사들은 번역과 대화라는 방법을 택했고 중국인과 교류해야만 했다. 중국과 조선인 가운데 서양 학술을 익혀 독자적으로 서학서를 펴내거나 중국의 전통 지식과 통합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책을 쓴 저자 김선희는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들여다보고 있다.
저자는 책머리글을 통해 “르네상스 유럽부터 중국을 경유해 조선에 이르는 이 지적 이동과 교착들은 불균질하게 형성된 큰 궤적을 그리되 그 내부의 여러 현상들을 엮고 잇는 방식으로 빈틈을 메우고 세부를 추론해 나가야 실제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고 이 책은 이런 배경과 목적, 지향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책은 7장으로 구성됐다. 서학을 통해 동서양이 조우한 역사적인 순간과 서학을 받아들이면서 조선 사회가 겪은 크고 작은 갈등, 서학을 통해 맞이한 새로운 국면 등을 다루고 있다.
특히 풍부한 사료를 활용해 서학을 둘러싼 여러 국면을 입체적으로 해석하고, 서학의 지식이 조선 사회에 확산한 과정을 세세히 분석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