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여주통합RPC)의 벼 수매가 결정을 둘러싸고 운영위원회와 농협 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
2일 여주통합RPC 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와 농협 등에 따르면 운영위는 최근 지난해보다 1만원 오른 9만5천원을 다수 의견으로 의결했지만, 농협이 한 달째 운영위의 결정을 수용하지 않은 채 최종 결정을 미루며 사실상 가격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운영위측은 “여주 진상미는 단순한 쌀이 아니라 농민의 자존심이자 지역의 명예라며 비료·농약·인건비는 치솟는데 우리의 땀값은 제자리다”라며 “생산량 감소와 산지가격 상승 등 가격 상승 요인이 많음에도 오히려 농협이 방어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농민의 생존권과 권리를 지켜 달라. 이것은 지역사회의 책임이며 우리 모두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전국농민회총연맹 여주시농민회(회장 류병원)가 지난달 30일 농협중앙회 여주시지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2025년산 벼 수매가를 40kg당 9만5천원으로 보장하라”며 대시민 호소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반면 농협 측은 신중론을 펴고 있다.
여주통합RPC 신동민 대표와 이칠구 등 지역 농협 조합장들은 수매가를 지난해와 동일하게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농협 측은 “수매가를 무리하게 올리면 시장 혼란과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대신 동결로 발생하는 이익금을 다시 농민들에게 환원해 실질적 혜택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여주 지역의 쌀 수매가는 지난 몇 년간 전국적 가격 불안정과 폭락세의 영향을 받아왔다.
농민들은 2021년 9만원이 정상 범주의 가격이었고, 올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13.5%)을 반영해 10만2천150원이 적정가라고 본다. 이번에 제시한 9만5천원은 최소한의 타협안이라는 주장이다.
벼 수매가를 둘러싼 농민-농협 간 갈등은 지역 경제와 쌀 산업의 향방을 좌우할 민감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농민들의 호소와 농협의 방침이 어떤 결론에 이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