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고양종합운동장은 스포츠 시설이 아닌 케이팝의 뜨거운 용광로로 변신했다.
‘블랙핑크’ 월드투어 콘서트가 열린 이틀 동안 7만7천890명의 국내외 팬들이 몰렸고 무대를 향한 환호는 전 세계의 시선을 고양시로 집중시켰다. 블랙핑크 멤버들은 “최고의 환대”, “관객의 에너지가 도심 전체를 채웠다”며 감탄했다.
‘고양 하면 초대형 콘서트’라는 의미의 신조어 ‘고양콘’이 탄생했고 고양특례시는 K-콘서트의 심장이 됐다.
고양시는 더 이상 잠시 들르는 공연 장소가 아니다. ‘열기’가 머무는 도시이자 글로벌 스타들이 가장 먼저 찾는 케이팝 메카로 우뚝 섰다.
올해만 해도 지드래곤, 콜드플레이, BTS 제이홉·진 등 세계적 아티스트들이 잇따라 고양 무대에 섰다. 하반기에는 오아시스, 트래비스 스캇 내한 공연까지 예정돼 초호화 라인업을 자랑한다.
특히 4월16일부터 25일까지 총 6회 펼쳐진 콜드플레이 콘서트는 역대 내한 공연 관객수 1위를 기록했다.
□ 유휴 공간, ‘생각의 전환’으로 콘서트 성지 되다
고양콘 성공 신화는 고양시 유휴 공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시작됐다.
5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인프라와 뛰어난 접근성을 갖췄음에도 ‘체육시설’이라는 고정된 이미지 탓에 활용도가 낮았던 고양종합운동장. 이동환 고양시장은 이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는 “고양종합운동장의 대형 공연장 전환 가능성과 경쟁력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이후 순수 체육시설을 대형 공연장으로 탈바꿈시키는 새로운 구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시도가 이어졌다.
고양시는 2023년부터 ‘고양 공연 인프라 활성화 사업’을 본격 추진하며 시설 개선과 제도 정비에 속도를 냈다. 지난해 1월 대관 공모 설명회를 열고 고양종합운동장의 잠재력과 인프라 강점, 그리고 시의 강력한 유치 의지 등을 알렸다.
이러한 방향 전환과 치밀한 준비, 끊임없는 도전 끝에 지난해 9월 세계 최대 기획사 라이브네이션코리아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글로벌 아티스트 대형 공연 유치, 인프라 개선 등 성과를 일궈냈다.